전략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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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북한은 지방의 낙후된 시·군들에 공장을 건설하여 지방경제를 발전시키겠다며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추진 중이다. 북한이 갑작스럽게 ‘지방발전 20X10 정책’ 추진을 결정한 배경에는 지방 민심 이반과 지방에 대한 중앙의 통제력 약화가 심각한 정치적 불안요인이라는 김정은의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러북밀착과 대러 무기 수출로 인해 외화와 더불어 제재 대상인 부품과 소재가 유입되어 지방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설비를 생산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었다는 판단도 이 정책을 시작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지방발전 20X10 정책’을 중대한 ‘정치투쟁과업’으로 규정하고 자신이 진두지휘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이 정책은 복잡한 경제 프로젝트인데도 내각이 아닌 당을 중심으로, 경제적 효율성보다는 정치논리에 입각하여 추진되고 있다. 향후 1~2년간은 북한의 계획대로 공장 건설 및 운영이 그럭저럭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점차 운영 여건이 나쁜 지역에 공장을 건설해야 하고 우크라이나전쟁 특수도 끝이 남에 따라 10년간 200개 시·군에 자생력을 갖춘 공장들을 건설하려는 계획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지방공장 건설 및 운영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함에 따라 다른 경제정책들을 추진하는 데에는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이미 간부들의 책임을 물을 것을 시사한 바 있으므로 정책 실패 시 대규모 처벌과 이로 인한 정치적 혼란이 예상된다. 간부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지방주민들을 무리하게 다그칠 경우 이 정책의 취지와는 반대로 지방 민심의 이반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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