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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

316호

바이든-시진핑 정상회담 평가와 미중관계에 대한 시사점

발행일
2021-11-24
저자
성기영
키워드
외교전략 미중정상회담, 대만 문제, 경제통상, 미중 기술경쟁
다운로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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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미중정상회담이 3시간반이 넘는 격론 끝에 양국의 견해차만을 확인하고 막을 내렸다. 그러나 미중 정상 간 화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파상적이고 공세적인 대중외교는 한숨을 돌리면서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은 미중경쟁이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세우는 것이 이번 정상 회담의 목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고 중국도 미중경쟁 3원칙을 내세우며 미국을 향해 아태지역의 연대성(solidarity) 증진에 도움이 되는 건설적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내법인 대만관계법을 강조함으로써 대만으로부터 우호적 반응을 얻어내는 한편,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은 자제함으로써 반발 수위를 낮추는 외교적 선택을 했다. 동시에 대만 문제로 인해 공급망, 기술표준, 경제 재건, 에너지 문제 등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외교의 우선 순위로 삼고 있는 핵심목표 달성이 늦어지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는 속내가 드러났다고도 할 수 있다. 경제통상 문제에 대해서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준수를 촉구하면서도 미중 간 후속협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내 투자자산에 대한 이해관계를 가진 산업계로부터 급격한 탈동조화에 대한 우려가 등장하고 있는 데다 인플레 우려 심화 속에서 관세만으로 미중 통상갈등에 대처할 수 없다는 정책적 딜레마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에서 집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상무부가 한국과 대만 등 주요국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민감정보를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중국측이 정상회담을 전후해 ‘인질’이나 ‘집단괴롭힘’ (bullying) 등의 용어를 동원해가며 미국을 비난하고 있어 기술선진국들로서는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미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는 이란,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과 함께 지역 현안의 하나로 논의되었을 뿐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보이콧 검토’ 사실이 공개되면서 내년 2월 베이징발 한반도 평화 시나리오 에는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