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 뛰기

전략보고

132호

한반도 비핵화 담론의 비교 검토: 정치적 과정으로서 비핵화

발행일
2021-09-29
저자
조은정, 최용환
키워드
한반도전략 북미회담, 포스트 샌프란시스코체제, 비핵화, 핵비확산, 핵억지, 군비통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다운로드수
918
  • 초록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본 연구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비핵화’ 개념에 대한 북미 간 상이한 인식에 주목한다. 이 같은 북미간 비핵화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로 다음과 같이 분석된다. 첫째, ‘한반도 비핵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해석하는데 있어 북미의 상이한 이해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둘째, 북미가 내부 동학에 따라 ‘비핵화’ 개념을 협상마다 각자 자의적으로 변용하여 사용하면서 양측이 ‘비핵화’의 목표와 범위 등 합의점에 도달하는 것이 요원해지고 있다. 셋째, 지난 30년간 모델로 상정해 온 미국의 ‘신고-폐기-검증’의 일반적인 핵비확산 모델이 북핵 및 한반도 문제의 특수성을 담아내기에 협소한 것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양국이 ‘비핵화’를 최종 목표, 즉 ‘결과’로서 상정하고 있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양국의 기대가 상향 조정되면서 결국 컨센서스에 도달하기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본 연구에서는 비핵화와 관련된 기존 개념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해보고, 대안적 개념으로 ‘과정으로서의 비핵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주요 북미 합의문들의 담론 분석을 통해 기존 ‘비핵화’ 개념들은 일견 기술적 용어로 보이지만, 비핵화 개념의 발전 과정을 추적해 보면 북미 양국의 상호 혹은 내부 동학에 따른 정치적 개념임을 보인다. 결과로서의 ‘비핵화’에 연연한 나머지 협상 자체가 거듭 무산되었던 과거의 경험을 돌아볼 때, 단계별로 회귀 불가능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동시에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대체할 지역안보체제 구축을 통해 장기적으로 비핵화가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과 병행하여 이루어게 함으로써 북한의 비핵화에 호의적인 국제정치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