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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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중국의 무인 비행선이 미국 본토에 진입하고, 미국은 이를 ‘정찰풍선’으로 규정한뒤 격추하면서 동 사안이 미중관계의 걸림돌로 부상하였다.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2월 19일 뮌헨안보회의(MSC)를 계기로 독일에서 전격 회동했으나 미국과 중국은 날 선 공방을 벌이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무인 비행선을 격추하자 미국을 비난하고 군사행동에 대한 호전성을 부각하면서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나 중국의 속내는 정찰풍선 사건으로 인해 더 이상 미중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으로서는 미국과 쟁점 사안을 두고 싸움을 피하지 않지만 판 자체를 깨지는 않겠다(鬪而不破)는 것이다. 반면 미국의 궁극적 목표가 정찰풍선 사건을 지속적으로 국내 정치에 이용하거나 중국을 압박하며 향후 다양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인지는 좀 더 주의를 기울이며 관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미국 역시 양국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피하겠다는 입장이며 미중관계 관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비록 블링컨과 왕이의 뮌헨 회담에서 서로 거친 발언이 오가며 강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미중 간 외교 수장의 직접 만남은 복잡하고 험난한 양자관계 속에서도 쌍방이 대화와 접촉 그리고 소통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의 정찰풍선 사건은 단기적으로 미중관계의 ‘경직’을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는 뮌헨안보회의에서 양국 외교 수장이 만나 긴장 완화의 단초를 마련하고자 했으나 양측이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평행선을 달린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정찰풍선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거나 미국에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시진핑의 정치적 권위에 치명적 상처가 될 것이란 점에서 뒤로 물러서거나 유약한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만일 정찰풍선 사건으로 미중 대립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금년 상반기 케빈 매카시(Kevin McCarthy)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미중관계와 동아시아 정세는 재차 긴장과 갈등 고조로 치달을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에 들어서면 미중관계 정상화 시도를 위한 의미 있는 대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대중국 압박노선을 지속하겠지만 불필요한 충돌을 원치 않고, 중국 역시 대내외정세의 부담 증가에 따라 미중관계 관리의 필요성이 작용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관계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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