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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

254호

미중 고위급 회담 평가 및 전략적 함의 분석

발행일
2021-03-24
저자
박병광
키워드
외교전략 바이든 행정부, 미중관계, 고위급 회담, 패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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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록
      이 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간 첫 고위급회담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미중 고위급 2+2회담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1박 2일에 걸친 세 차례의 만남은 양보도 타협도 내놓을만한 성과도 없이 서로 얼굴만 붉히고 끝났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상견례 형식의 만남이었지만 미중 사이에 묵은 갈등과 상대방에 대한 반감이 적나라하게 표출된 만남이었다. 그러나 회담은 예정대로 세 차례의 일정을 무사히 소화하고 끝났다. 누구도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정도로 격앙되지는 않았던 것을 보면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들도 충분히 오갔음을 짐작케 한다. 중국의 표현대로 “싸우지만 깨뜨리지는 않는(鬪而不破)"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미중간의 대화는 이제부터야말로 본격적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이번 회담을 통해서 양국이 각자의 길을 추구하는 ‘탈동조화’와 ‘패권경쟁의 구조화’를 당분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더 강하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알래스카에서의 미중 고위급 접촉은 미국과 중국 상호간에 붕괴된 신뢰관계가 하루아침에 재건되기 어렵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회담에서 확인된 미중간의 갈등과 대립은 다른 한편으로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협조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외교부가 발표한 고위급회담 관련 자료에도 북핵문제는 직접적으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어쩌면 미중 대립은 대북 압박 및 제재를 위한 국제사회의 전열이 흐트러짐으로써 중국의 대북포용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점에서 북한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이중구조의 딜레마에 봉착한 우리의 앞길이 더욱 험난할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